지난 글에서는 Hermes Agent를 설치하고 기본 구조를 이해한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그 구조가 제 일상에서 실제로 달라진 지점, 바로 Telegram으로 AI Agent에게 말 걸기 시작한 경험을 적어 보려 합니다.

 

처음에는 터미널에서 직접 명령을 입력하는 방식만 떠올렸습니다. 노트북 앞에 앉아 `hermes`를 실행하고, 필요한 요청을 쓰고, 결과를 확인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교육전문직 업무는 늘 책상 앞에서만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동 중에 생각이 나기도 하고, 회의가 끝난 직후 정리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하며, 퇴근 후 내일 아침 확인할 일을 예약해 두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Telegram 연결은 이 틈을 메워 주었습니다.

 

1. 메신저가 AI 업무 창구가 되었다

 

Telegram을 연결한 뒤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AI Agent가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연락 가능한 동료”처럼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제 사람은 아니고,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제 몫입니다. 다만 요청을 남기는 방식이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노트북을 켜고 터미널을 열어야만 일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휴대폰에서 Telegram 방을 열고 “내일 블로그 글 준비해줘”, “이 폴더에 있는 초안 목록 확인해줘”, “오늘 회의 메모를 정리할 틀을 만들어줘”처럼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제 Windows 노트북에서 Hermes Agent가 실제 파일과 도구를 사용해 작업을 진행합니다.

 

교육현장 업무로 비유하면, 별도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아도 업무 요청을 남기는 접수창이 생긴 느낌입니다. 접수창이 가벼워지면 작은 일도 미루지 않고 바로 맡기게 됩니다. 저에게는 이 부분이 생각보다 큰 차이였습니다.

 

2. 이동 중에 떠오른 일을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다

 

교육전문직 업무를 하다 보면 회의와 이동 사이에 생각이 많이 납니다. 연수 제목을 바꿔야겠다거나, 정책 자료를 다시 읽어 봐야겠다거나, 블로그에 쓸 소재가 갑자기 떠오르는 식입니다. 문제는 그 순간에 컴퓨터를 열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Telegram으로 AI Agent에게 말 걸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생각을 바로 작업 요청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AI Agent 연재에서 다음 글은 Telegram 사용 경험으로 잡고, 교육전문직 장면을 넣어 초안 준비”라고 남기면, Agent는 나중에 정해진 시간에 목차와 폴더를 확인하고 실제 원고 파일을 만듭니다. 단순 메모 앱에 적어 두는 것과 달리, 다음 단계 실행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물론 아무 말이나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무엇을”, “어디에”, “어떤 형식으로” 해 달라는 정도만 적어도 꽤 안정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일의 씨앗을 남겨 둘 수 있다는 점에서 Telegram 연결은 제 업무 습관을 바꾸었습니다.

 

3.  좋은 요청은 짧아도 구조가 있었다

 

Telegram에서 AI Agent를 쓰다 보니 긴 프롬프트보다 구조가 분명한 요청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음 네 가지가 들어가면 결과가 안정적이었습니다.

 

첫째, 작업 대상입니다. “블로그 폴더”, “오늘 회의 메모”, “다운로드한 PDF”처럼 Agent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것입니다.

둘째, 결과물 형식입니다. Markdown 초안, Word 파일, 표, 요약문, 체크리스트처럼 최종 모양을 정해 주면 다시 손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셋째, 판단 기준입니다. “홍보문체 말고 경험 중심으로”, “교육전문직 관점으로”, “학생 개인정보는 넣지 말고” 같은 기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넷째, 마지막 보고 방식입니다. “링크만 간단히 보고”, “수정한 파일 경로를 알려줘”처럼 확인 방법을 정해 주면 Telegram 대화방이 복잡해지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는 학교 업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공문 초안, 연수 안내문, 회의록 정리, 설문 문항 검토를 요청할 때도 대상·형식·기준·보고 방식을 분명히 하면 AI Agent가 덜 헤맵니다. 결국 좋은 요청은 길이가 아니라 일의 경계를 정하는 데서 나왔습니다.

 

4. 대화방을 나누면 업무공간도 나뉘었다

 

처음에는 하나의 Telegram 방에서 모든 요청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 일정, 자료 요약, 실험적인 자동화 요청이 한 방에 섞이니 나중에 흐름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주제별 대화방을 나누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필요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연재방에서는 목차, 초안, 이미지, Drive 업로드와 관련된 요청만 오가게 합니다. 아침 브리핑방에서는 일정과 할 일, 주요 뉴스나 자료 확인만 다룹니다. 연구 아이디어방에서는 논문 검색, 키워드 정리, 강의 소재를 모읍니다. 이렇게 나누면 Agent에게도 맥락이 조금 더 선명해지고, 저도 결과를 찾기 쉬워집니다.

 

교육청이나 학교 업무에서도 같은 원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연수 운영, 정책 자료, 학교 지원, 회의 준비처럼 업무 흐름별 공간을 나누면 AI Agent가 단순한 채팅 도구가 아니라 작은 업무 보조실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 부분을 더 자세히 다뤄 보려고 합니다.

 

5. 자동화는 ‘완전 자동’보다 ‘초안 준비’에서 먼저 효과가 났다

 

Telegram으로 요청할 수 있게 되면 무엇이든 자동으로 처리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 써 보니 가장 먼저 효과가 나는 지점은 완전 자동 처리보다 초안 준비였습니다. 최종 판단이 필요한 일은 사람이 확인하고, 반복적이고 시간이 드는 준비 과정을 Agent가 맡는 방식이 안정적이었습니다.

 

이 블로그 연재가 좋은 예입니다. Agent는 매일 목차를 확인하고, 다음 글을 정하고, Markdown과 Word 파일을 만들고, 한글 텍스트가 깨지지 않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Google Drive에 업로드합니다. 하지만 티스토리에 실제로 발행하는 일은 제가 직접 합니다. 글의 뉘앙스, 공개 시점, 독자 반응을 고려하는 일은 아직 사람이 맡는 편이 좋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교육전문직 업무에서도 비슷합니다. 연수 계획서의 첫 틀, 회의자료 목차, 설문 문항 초안, 안내문 문장 다듬기처럼 초안을 준비하는 일은 Agent에게 잘 맞습니다. 반면 정책적 판단, 민감한 조정, 대외적으로 확정되는 문서는 반드시 사람이 확인해야 합니다. Telegram은 이 중간지대를 편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6. 작은 실패를 겪으며 운영 원칙이 생겼다

 

편해졌다고 해서 늘 매끄럽게만 작동한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노트북이 잠들어 예약 작업이 늦어지거나, Google 인증이 풀려 Drive 업로드가 실패하거나, 제가 요청한 폴더명이 애매해서 Agent가 다른 파일을 확인하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몇 가지 원칙이 생겼습니다. 첫째, 중요한 결과물은 로컬 파일로 먼저 남기게 합니다. Drive 업로드가 실패해도 원고와 이미지는 남아 있어야 합니다. 둘째, 되돌리기 어려운 일은 자동 실행하지 않습니다. 메일 발송, 파일 삭제, 공개 공유 설정 변경, 티스토리 발행은 별도 확인을 거치도록 둡니다.

 

셋째, 요청에는 가능한 한 실제 경로나 기준을 넣습니다. “그 파일”보다 “C 드라이브의 블로그 AI Agent 폴더”가 낫고, “잘 써줘”보다 “교육전문직 경험 기반 설명문으로 써줘”가 낫습니다. 작은 실패는 번거롭지만, 오히려 AI Agent를 업무에 들여올 때 필요한 안전장치를 알려 주었습니다.

 

7. Telegram 연결은 AI Agent 활용의 문턱을 낮췄다

 

돌아보면 Telegram 연결의 의미는 대단한 기술 시연보다 사용 문턱을 낮춘 데 있었습니다. AI Agent가 아무리 여러 도구를 쓸 수 있어도, 제가 매번 터미널을 열어야 한다면 자주 쓰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익숙한 메신저에서 요청할 수 있으면 작은 일부터 맡겨 보게 됩니다.

 

교육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하나 더 배우라고 하면 부담이 되지만, 이미 익숙한 소통 방식 안에서 업무 보조가 이루어진다면 받아들이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 권한 관리, 기록 관리 같은 조건은 반드시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저에게 Telegram은 AI Agent를 생활과 업무 사이에 자연스럽게 놓아 주는 통로였습니다. 거창한 자동화보다 “생각났을 때 맡길 수 있다”는 점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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