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교육전문직 대상 AI Agent 연수를 어떻게 설계할지 정리했습니다. 연수는 기능을 보여 주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 업무 흐름을 함께 다시 보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의 연재도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매일 한 편씩 쌓은 글을 그냥 블로그 글로만 남길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전자책 원고로 다시 묶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Hermes Agent로 이 연재를 준비하면서 매번 비슷한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목차를 확인하고, 다음 글을 정하고, 초안을 쓰고, Word 파일을 만들고, 대표 이미지와 본문 이미지를 생성한 뒤 Google Drive에 올렸습니다. 티스토리에 바로 발행하지 않고 사용자가 붙여넣어 검토할 수 있게 준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조금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전자책을 만들 때는 오히려 큰 장점이 됩니다. 글과 이미지, 파일 링크, 준비 상태가 이미 한 폴더 안에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 블로그 글과 전자책 원고는 결이 다르다

 

블로그 글은 하루에 하나의 주제를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씁니다. 앞뒤 글을 모두 읽지 않아도 한 편만으로 이해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같은 설명이 반복되기도 하고, 이전 글을 짧게 다시 언급하기도 합니다. 반면 전자책은 한 번에 이어 읽는 자료입니다. 같은 표현이 너무 자주 나오면 흐름이 늘어지고, 장과 장 사이의 연결이 더 중요해집니다.

지금까지 쓴 AI Agent 글도 블로그에서는 자연스럽지만 전자책으로 묶으려면 조금 손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지난 글에서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장 앞머리에서는 괜찮지만, 책 전체에서는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각 글의 마지막에 넣은 다음 글 예고는 전자책에서는 장 전환 문장이나 짧은 정리 문장으로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작업은 단순히 블로그 글을 모아 붙이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쓴 글을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블로그의 하루 단위 기록을 책의 장 단위 흐름으로 다시 배열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2. 먼저 목차를 다시 본다

 

전자책으로 묶을 때 가장 먼저 볼 것은 개별 문장이 아니라 목차입니다. 지금 연재 목차는 AI Agent 이해하기, 나의 세팅기, 교육전문직 업무경감 실험, 학교 적용, 연구와 강의 확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블로그 연재로도 괜찮은 구조이지만, 책으로 만들면 독자의 이동 경로를 조금 더 분명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부는 “AI Agent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2부는내 컴퓨터와 Telegram으로 실제 사용 환경 만들기”, 3부는교육전문직 업무에 적용해 보기”, 4부는학교와 연수로 확장하기”, 5부는연구와 출판으로 남기기처럼 다시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제목을 조금만 바꾸어도 독자는 이 책이 어디로 가는지 더 쉽게 따라옵니다.

Hermes Agent에게도 이 작업을 맡길 수 있습니다. “현재 목차를 전자책용 5부 구성으로 다시 정리해 줘. 중복되는 글은 합치고, 흐름이 끊기는 지점은 이동해 줘.”라고 요청하면 초벌 구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어떤 글을 앞에 둘지, 어떤 경험을 강조할지는 글을 쓴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3. 폴더 구조가 원고 관리의 기준이 된다

 

이번 연재를 운영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폴더를 나누어 둔 점이었습니다. 초안, 발행완료, 전자책원고, 자료 폴더가 따로 있으니 Agent에게 일을 시킬 때도 지시가 명확해졌습니다. “01_초안에서 준비된 글을 읽고, 전자책용으로 다듬은 원고는 03_전자책원고에 저장해 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없으면 전자책 작업은 금방 헷갈립니다. 어떤 글이 발행되었는지, 어떤 글이 아직 대기 중인지, 어떤 이미지가 어느 글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듭니다. 특히 Word 파일과 이미지 파일이 함께 쌓이면 파일명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나중에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묶을 계획이 있다면 처음부터 거창한 편집 프로그램을 열기보다 폴더와 파일명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번호, 제목, 파일 형식을 맞추어 두면 AI Agent가 읽고 정리하기도 좋습니다. 사람에게도 좋고, Agent에게도 좋은 구조가 됩니다.

 

4. 각 글을장 원고로 다시 다듬는다

 

블로그 글을 전자책 장으로 바꿀 때는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앞뒤 연결입니다. 둘째, 반복 설명입니다. 셋째, 사례의 밀도입니다. 블로그에서는 한 편 안에서 친절하게 다시 설명한 부분이 책에서는 앞 장과 겹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줄이거나 다른 사례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ChatGPT AI Agent의 차이를 설명한 글, Hermes Agent 설치 글, Telegram 사용 글은 서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습니다. 전자책에서는 각각을 독립된 글로 두기보다대화형 AI에서 실행형 AI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큰 줄기로 묶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독자는 도구 소개를 넘어 왜 이런 사용 방식이 필요한지 이해하게 됩니다.

교육전문직 업무경감 관련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책자료 요약, 연수 기획, 공문·보고서, 설문, 회의록은 각각 다른 글이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이어져 있습니다. 전자책에서는자료를 읽고, 초안을 만들고, 검토하고, 공유하는 흐름으로 다시 배열하면 더 읽기 쉽습니다.

 

5. 이미지와 표는 다시 고른다

 

블로그용 이미지는 글 한 편의 첫인상을 만드는 역할이 큽니다. 전자책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이미지는 장식보다 이해를 돕는 자료가 되어야 합니다. 대표 이미지를 모두 넣으면 책이 산만해질 수 있고, 본문 설명 이미지만 골라 넣으면 흐름이 더 단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 만든 이미지는 한글 텍스트가 정확히 보여야 해서 HTML/CSS로 만들고 Chrome headless로 캡처했습니다. 이 방식은 전자책에도 유리합니다. 원본 HTML이 남아 있으면 제목이나 문구를 조금 바꾸어 다시 캡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생성 모델에 한글 문장을 맡기지 않아도 되니 오탈자 걱정도 줄어듭니다.

표도 전자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Agent에게 맡길 일 / 사람이 확인할 일 / 주의할 점같은 표는 여러 장에서 반복해서 쓸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문장으로 풀어 썼던 내용을 전자책에서는 표로 바꾸면 독자가 다시 찾아보기 쉽습니다.

 

6. 전자책 초안은 한 번에 완성하지 않는다

 

전자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 처음부터 완성본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초안을 여러 단계로 나누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는 블로그 글을 모두 모아 순서대로 붙이는 것입니다. 2단계는 목차에 맞게 장을 옮기고 중복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문장을 다듬고 사례를 보강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이미지와 표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AI Agent는 이 단계별 작업에 잘 맞습니다. 한 번에전자책을 완성해 줘라고 맡기기보다 “1부의 글 5편을 읽고 중복되는 설명을 표시해 줘”, “이 장의 마지막 문장을 다음 장과 자연스럽게 이어 줘”, “교육전문직 독자에게 더 맞는 예시를 제안해 줘처럼 작게 나누면 결과가 더 안정적입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합니다. 이 책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어느 정도 깊이로 설명할지, 개인 경험을 어디까지 드러낼지 정해야 합니다. AI Agent는 편집 조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책의 목소리는 결국 글쓴이가 결정해야 합니다.

 

7. 블로그 연재는 전자책의 현장 메모가 된다

 

전자책을 염두에 두고 보니 블로그 연재가 다르게 보입니다. 매일의 글은 완성된 책의 한 장이라기보다 현장 메모에 가깝습니다. 그날 실제로 생각한 것, Hermes Agent를 쓰며 막힌 점, 교육현장 업무와 연결해 본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기록은 나중에 책을 만들 때 가장 생생한 재료가 됩니다.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하면 문장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블로그에만 머무르면 좋은 경험이 흩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블로그로 가볍게 쓰고, 일정 분량이 쌓이면 전자책으로 다시 정리하는 방식이 교육 현장 경험을 남기기에 적당하다고 느낍니다.

AI Agent를 쓰는 과정도 이와 닮았습니다. 한 번의 거창한 자동화보다 작은 반복을 꾸준히 남기는 것이 더 오래 갑니다. 매일 원고를 준비하고, 파일을 정리하고, 링크를 기록하는 일이 쌓이면 어느 순간 책의 뼈대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AI Agent 활용기를 전자책으로 묶는 일은 단순한 편집 작업이 아닙니다. 내가 어떤 문제의식으로 이 도구를 쓰기 시작했는지, 교육전문직 업무와 학교 현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블로그 글을 모으는 일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경험을 구조화하는 일이 됩니다.

지난 글에서는 교사연수에서 AI Agent를 어떻게 가르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사의 실제 업무 장면에서 출발하고, 안전한 실습자료를 쓰고, 결과물을 그대로 쓰지 않고 검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글을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남았습니다. 교육전문직 대상 연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교육전문직도 생성형 AI 연수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업무로 돌아오면 교사연수에서 다룬 예시와는 조금 다른 장면을 만납니다. 학교 지원 계획을 세우고, 연수 운영안을 만들고, 정책자료를 읽고, 회의 결과를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잡는 일이 많습니다. 한 문서가 개인 업무로 끝나지 않고 학교, 부서, 기관의 의사결정 흐름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제가 Hermes Agent를 쓰며 느낀 점은, 교육전문직에게 AI Agent를 소개할 때는 ‘편한 도구’보다 ‘업무 흐름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gent가 무엇을 대신해 주는지보다, 어떤 자료를 읽고 어떤 산출물을 만들며 어디에서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지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1. 교육전문직 업무는 자료의 범위가 넓다

 

교사 업무에도 문서가 많지만, 교육전문직 업무는 다루는 자료의 범위가 더 넓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정책 문서, 사업 계획, 연수 운영 자료, 학교 안내자료, 회의 메모, 설문 결과, 보고서 초안이 한꺼번에 연결됩니다. 그래서 AI Agent 연수도 단순히 “문장을 잘 만들어 준다”에서 멈추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수 기획안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관련 정책자료를 훑고, 전년도 운영 결과를 보고, 대상자의 요구를 정리하고, 일정과 강사 구성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Agent는 자료 요약, 비교표 만들기, 목차 제안, 문서 초안 작성 같은 일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자료를 우선할지, 어떤 표현이 기관 입장에 맞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연수 첫 부분에서는 이 차이를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AI Agent는 넓은 자료를 빠르게 읽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기관의 맥락과 책임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이 선을 알고 시작해야 교육전문직이 안심하고 실습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2. 연수 목표를 ‘도구 사용’이 아니라 ‘업무 설계’로 잡기

 

교육전문직 대상 연수의 목표를 “AI Agent 사용법 익히기”로만 잡으면 기능 소개가 많아집니다. 파일을 읽히는 법, 메일을 쓰는 법, 이미지를 만드는 법을 차례로 보여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기능 하나보다 흐름 하나가 더 중요합니다.

 

저라면 연수 목표를 이렇게 잡고 싶습니다. 첫째, 반복되는 초벌 작업을 찾는다. 둘째, Agent에게 맡길 수 있는 부분과 사람이 확인해야 할 부분을 나눈다. 셋째, 산출물 형식과 검토 기준을 정한다. 넷째, 민감정보와 기관 문서의 안전선을 세운다. 이렇게 잡으면 도구 사용이 업무 설계 안으로 들어옵니다.

 

교육전문직은 이미 업무를 구조화하는 일에 익숙합니다. 사업 계획을 세울 때도 목적, 대상, 일정, 예산, 기대효과를 나눕니다. AI Agent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비슷합니다. 다만 그 구조를 사람이 아니라 도구가 이해할 수 있게 조금 더 명시적으로 적어 주어야 합니다.

 

3. 실습 과제는 교육청·연수원 장면으로 구성하기

 

연수 실습은 참여자의 업무 장면과 닮아 있어야 합니다. 교사연수에서 수업자료와 안내문을 다룬다면, 교육전문직 연수에서는 정책자료 요약, 연수 기획, 학교 지원자료 제작, 회의 결과 정리, 설문 응답 분석 같은 과제가 더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첫 실습은 “공개 정책자료 3쪽을 읽고 학교 현장용 요약문 만들기”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실습은 “연수 운영 메모를 바탕으로 연수 안내문과 준비 체크리스트 만들기”가 좋습니다. 세 번째 실습은 “가상의 설문 응답 20개를 주제별로 묶고 후속 지원 방안 제안하기”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제는 AI Agent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보여 줍니다. Agent는 자료를 정리하고 형식을 맞추고 초안을 만드는 일을 빠르게 처리합니다. 참여자는 그 결과를 보고 빠진 내용, 과장된 표현, 현장과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칩니다. 이때 연수의 중심은 AI가 만든 결과가 아니라 사람이 검토하는 기준이 됩니다.

 

4. 연수용 샘플 폴더를 미리 만들어 두기

 

교육전문직 연수에서는 샘플 자료 준비가 특히 중요합니다. 실제 기관 문서나 학교 민원 자료, 학생 관련 정보가 실습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빈 문장만 가지고 실습하면 업무감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실제와 비슷하지만 민감정보가 없는 샘플 폴더가 필요합니다.

 

샘플 폴더에는 가상의 연수 운영 계획, 공개 정책자료 발췌문, 익명 설문 응답, 학교 지원 요청 메모, 회의 정리 메모를 넣어 둘 수 있습니다. 참여자는 이 폴더를 바탕으로 Agent에게 “자료를 읽고 요약해 줘”, “연수 안내문 초안을 만들어 줘”, “학교 지원 방안을 표로 정리해 줘”라고 요청해 봅니다.

 

제가 매일 블로그 원고를 준비할 때도 폴더 구조가 큰 역할을 합니다. 초안, 발행완료, 자료 폴더가 나뉘어 있으니 Agent가 어디에 무엇을 저장해야 하는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교육전문직 연수에서도 실습 폴더를 잘 설계해 두면 참여자는 도구보다 업무 흐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5. 검토 기준을 체크리스트로 남기기

 

AI Agent가 만든 산출물을 검토할 때 “잘 봐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지 체크리스트로 남겨야 합니다. 교육전문직 업무에서는 사실관계, 정책 용어, 기관 입장, 학교 현장 적합성, 개인정보, 책임 있는 표현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책자료 요약문을 검토한다면 원문에 없는 내용이 들어갔는지, 특정 학교나 대상을 불필요하게 일반화하지 않았는지, 법령이나 지침 표현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연수 안내문이라면 일정, 대상, 장소, 신청 방법, 문의처가 빠지지 않았는지 봐야 합니다. 설문 분석 결과라면 소수 의견이 사라지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연수에서는 Agent가 만든 초안 옆에 검토 체크리스트를 함께 두는 방식이 좋습니다. 참여자가 직접 고쳐 보면서 “AI가 도와주는 부분”과 “내가 책임지는 부분”을 구분하게 됩니다. 이 구분이 생겨야 현장에서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6. 개인 활용을 넘어 부서 단위 규칙으로 확장하기

 

교육전문직의 AI Agent 활용은 개인 효율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서 단위 규칙이 필요해집니다. 어떤 자료를 Agent에게 읽혀도 되는지, 산출물을 공유하기 전에 누가 확인하는지, 공식 문서에 반영할 때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정해야 합니다.

 

연수 후반부에는 참여자들이 자기 부서에서 적용할 작은 규칙을 써 보게 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비공개 학교자료는 입력하지 않는다”, “AI가 만든 공문 초안은 담당자 검토 후 내부 결재 문서로 옮긴다”, “정책 해석이 필요한 문장은 원문 링크를 함께 확인한다” 같은 문장입니다.

 

이런 규칙은 AI 활용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꾸준히 쓰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어떤 사람은 너무 많이 맡기고, 어떤 사람은 아예 쓰지 못합니다. 작은 규칙이 있으면 부서 안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개선하기가 쉬워집니다.

 

7. 연수 결과물은 ‘내 업무 적용안’으로 끝내기

 

교육전문직 대상 AI Agent 연수의 마지막 산출물은 멋진 프롬프트 모음보다 ‘내 업무 적용안’이면 좋겠습니다. 참여자가 자기 업무 중 하나를 골라서 현재 흐름, Agent에게 맡길 부분, 필요한 자료, 산출물 형식, 검토 기준, 주의사항을 한 장으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수 만족도 설문 정리”를 고른다면, 자료는 익명 설문 응답이고, Agent에게 맡길 일은 주제별 분류와 개선 의견 초안 작성입니다. 사람의 확인은 응답 왜곡 여부, 과도한 일반화, 실제 운영 여건 반영입니다. 산출물은 보고용 요약표와 다음 연수 개선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한 장이 남으면 연수 후 바로 작은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기관 전체 자동화를 꿈꾸기보다, 내 업무의 한 구간을 안전하게 줄여 보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교육전문직 업무경감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 업무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교육전문직 대상 AI Agent 연수는 도구를 많이 보여 주는 자리보다 업무 흐름을 다시 보는 자리에 가까워야 합니다. 자료가 어디서 오고, 어떤 초안이 필요하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확인할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AI Agent는 문서 작성 보조 도구를 넘어 교육청·연수원·지원청 업무를 조금 더 정돈하는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AI Agent 기반 교육지원 연구동향을 어떻게 살펴볼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논문 검색어를 넓게 잡고, 수업지원과 업무지원을 나누어 보며, 작은 분석표부터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글을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연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연구 흐름을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지만, 결국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실제로 써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생성형 AI 연수는 꽤 많아졌습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 수업자료를 만드는 법, 이미지를 생성하는 법 같은 주제가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AI Agent는 조금 다르게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 Agent는 한 번의 답변을 잘 받는 도구라기보다, 여러 단계를 이어서 일을 맡기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연수도 기능 소개 중심으로만 가면 실제 업무에 잘 붙지 않습니다.

제가 Hermes Agent를 쓰면서 느낀 점은, 처음부터 거창한 자동화를 보여 주는 것보다 “내가 매일 반복하는 작은 일 하나를 어떻게 맡길 수 있을까”에서 출발할 때 이해가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교사연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I Agent를 신기한 기술로 소개하기보다, 교사의 하루 업무 흐름 안에 조심스럽게 놓아 보아야 합니다.

 

1. 먼저 챗봇과 Agent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게 하기

 

교사연수에서 AI Agent를 다룬다면 첫 시간에는 개념 설명을 길게 하기보다 짧은 비교 실습이 좋습니다. 같은 과제를 ChatGPT 같은 챗봇에게 시켜 보고, 이어서 Agent에게 시켜 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연수 안내문 초안을 써 줘”라고 요청하는 것과, “이 폴더의 지난 안내문을 참고해 새 안내문 초안을 만들고, 파일명까지 정리해 줘”라고 요청하는 차이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이때 참여자가 느껴야 하는 것은 용어가 아니라 업무 방식의 차이입니다. 챗봇은 대화를 잘 이어 가는 데 강점이 있고, Agent는 도구를 쓰고 파일을 다루며 과정을 이어 가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Agent가 같은 수준으로 동작하는 것은 아니고, 권한 설정과 연결된 도구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집니다.

연수에서는 이 차이를 너무 과장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제 AI가 모든 일을 대신한다”는 식의 설명은 현장 교사에게 오히려 불편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대신 “반복되는 초벌 작업을 줄이고, 사람은 검토와 판단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 연수 주제를 기능이 아니라 업무 장면으로 잡기

 

AI Agent 연수의 가장 흔한 실수는 기능 목록으로 차시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파일 읽기, 메일 작성, 일정 확인, 이미지 만들기처럼 기능을 하나씩 보여 주면 당장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교사는 연수가 끝난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 “그래서 내 업무 중 어디에 쓰지?”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차시는 업무 장면 중심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수업자료 초안 만들기, 평가 문항 검토하기, 학부모 안내문 다듬기, 회의록 정리하기, 연수 결과 설문 요약하기 같은 장면입니다. 이 장면 안에서 필요한 기능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면 참여자가 자기 업무와 연결하기 쉽습니다.

교육전문직 연수라면 장면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책자료 요약, 연수 기획안 초안, 학교 지원자료 정리, 보고서 구조 만들기, 공문 초안 검토 같은 과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학교관리자 대상이라면 일정, 회의, 공문, 보고 흐름을 줄이는 사례가 더 와닿을 것입니다.

 

 

3. ‘좋은 프롬프트’보다 ‘좋은 업무 지시’를 연습하기

 

생성형 AI 연수에서는 좋은 프롬프트를 많이 강조합니다.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AI Agent를 쓸 때는 프롬프트라는 말보다 업무 지시라는 말이 더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일을 시킬 때는 목적, 참고자료, 산출물 형식, 제한 조건, 확인해야 할 부분을 함께 알려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록 정리해 줘”라고만 쓰면 결과가 들쭉날쭉합니다. “아래 메모를 바탕으로 참석자, 논의 안건, 결정 사항, 후속 조치로 나누어 정리하고, 개인정보는 일반 표현으로 바꾸어 줘”라고 하면 훨씬 안정적입니다. 여기에 “불확실한 내용은 추정하지 말고 확인 필요로 표시해 줘”라는 조건을 붙이면 더 좋습니다.

이런 연습은 교사에게도 익숙합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과제를 안내할 때도 목적과 기준을 제시합니다. AI Agent에게 일을 맡기는 과정도 비슷합니다. 다만 상대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 명시적으로 말해야 하고,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4. 안전한 실습 자료를 따로 준비하기

 

연수에서 실제 학교 문서나 학생 정보를 그대로 쓰게 하면 안 됩니다. AI Agent가 파일을 읽고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개인정보와 민감정보 관리가 중요합니다. 실습 단계에서는 가상의 회의 메모, 익명화된 안내문, 공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라면 연수용 샘플 폴더를 하나 만들어 둘 것 같습니다. 그 안에 가상의 학교 행사 계획서, 회의 메모, 설문 응답 예시, 수업자료 초안, 안내문 초안을 넣어 둡니다. 참여자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Agent에게 정리, 변환, 검토, 초안 작성을 시켜 봅니다. 실제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실패해도 부담이 적고, 결과 비교도 쉽습니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은 금지선입니다. 학생 이름, 학부모 연락처, 민원 내용, 인사 관련 정보, 비공개 정책자료는 연수 실습에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AI 활용 연수는 편리함만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안전하게 쓰는 기준을 함께 세우는 자리여야 합니다.

 

5. 결과물을 그대로 쓰지 않고 검토하는 법을 가르치기

 

AI Agent가 만든 결과물은 초안입니다. 이 말을 연수에서 여러 번 확인해야 합니다. 문장이 자연스럽고 표가 깔끔하다고 해서 그대로 학교 문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관계, 학교 맥락, 표현의 적절성, 책임 소재는 사람이 다시 봐야 합니다.

실습에서는 일부러 검토 활동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Agent가 만든 안내문 초안을 보고 빠진 정보가 있는지 찾게 하거나, 회의록 정리 결과에서 추정한 표현을 표시하게 할 수 있습니다. 평가 문항 초안을 만들었다면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난이도, 편향 가능성을 확인하게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AI를 불신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 쓰기 위한 절차입니다. 교사가 결과를 검토하는 기준을 가질수록 AI Agent는 더 유용해집니다. 사람의 전문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초벌 작업을 줄인 뒤 전문성이 들어갈 자리를 더 분명히 만드는 것입니다.

 

6. 개인 자동화보다 학교 안 협업 규칙까지 생각하기

 

AI Agent는 개인 업무를 줄이는 데서 시작하지만, 학교 안에서 쓰려면 협업 규칙이 필요합니다. 같은 안내문을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만들면 오히려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를 AI에 넣어도 되는지, 결과물은 누가 확인하는지, 공식 문서로 쓰기 전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정해야 합니다.

연수 후반부에는 참여자들이 자기 학교에 필요한 작은 규칙을 적어 보게 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 개인정보는 입력하지 않는다”, “AI가 만든 학부모 안내문은 담당자와 관리자 확인 후 배부한다”, “회의록은 녹취 원문이 아니라 정리 메모를 바탕으로 작성한다” 같은 문장입니다. 거창한 지침보다 실제로 지킬 수 있는 규칙이 중요합니다.

교육청이나 연수원 차원에서는 이런 규칙을 학교가 혼자 만들도록 두기보다 예시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 Agent 활용 사례와 함께 주의사항, 점검표, 권장 절차를 묶어 주면 학교 현장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7. 연수의 끝은 ‘내일 해 볼 한 가지’로 남기기

 

좋은 연수는 끝난 뒤 바로 해 볼 일이 남습니다. AI Agent 연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여자가 모든 기능을 익히고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내일 바로 해 볼 작은 과제 하나를 정하게 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 안내문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검토하기”, “회의 메모를 결정 사항과 후속 조치로 정리하기”, “연수 설문 응답 10개를 주제별로 묶어 보기” 정도면 충분합니다. 작은 성공 경험이 생기면 다음 활용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너무 큰 자동화를 시도하면 실패했을 때 도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매일 블로그 원고와 이미지를 준비하는 과정도 결국 작은 반복에서 시작했습니다. 하루 한 편의 초안을 만들고, 파일을 정리하고, 링크를 확인하는 흐름이 쌓이면서 AI Agent를 일하는 동료처럼 다루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교사연수도 그런 감각을 만드는 쪽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교사연수에서 AI Agent를 가르친다는 것은 새로운 기능을 많이 보여 주는 일이 아닙니다. 교사의 실제 업무 장면을 놓고, 어떤 일은 맡기고 어떤 판단은 사람이 붙잡을지 함께 연습하는 일입니다. 안전한 자료로 실습하고, 결과를 검토하고, 학교 안 규칙까지 생각할 때 AI Agent 활용은 조금 더 현실적인 업무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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