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에서는 교육전문직 대상 AI Agent 연수를 어떻게 설계할지 정리했습니다. 연수는 기능을 보여 주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 업무 흐름을 함께 다시 보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의 연재도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매일 한 편씩 쌓은 글을 그냥 블로그 글로만 남길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전자책 원고로 다시 묶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Hermes Agent로 이 연재를 준비하면서 매번 비슷한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목차를 확인하고, 다음 글을 정하고, 초안을 쓰고, Word 파일을 만들고, 대표 이미지와 본문 이미지를 생성한 뒤 Google Drive에 올렸습니다. 티스토리에 바로 발행하지 않고 사용자가 붙여넣어 검토할 수 있게 준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조금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전자책을 만들 때는 오히려 큰 장점이 됩니다. 글과 이미지, 파일 링크, 준비 상태가 이미 한 폴더 안에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 블로그 글과 전자책 원고는 결이 다르다
블로그 글은 하루에 하나의 주제를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씁니다. 앞뒤 글을 모두 읽지 않아도 한 편만으로 이해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같은 설명이 반복되기도 하고, 이전 글을 짧게 다시 언급하기도 합니다. 반면 전자책은 한 번에 이어 읽는 자료입니다. 같은 표현이 너무 자주 나오면 흐름이 늘어지고, 장과 장 사이의 연결이 더 중요해집니다.
지금까지 쓴 AI Agent 글도 블로그에서는 자연스럽지만 전자책으로 묶으려면 조금 손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글에서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장 앞머리에서는 괜찮지만, 책 전체에서는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각 글의 마지막에 넣은 다음 글 예고는 전자책에서는 장 전환 문장이나 짧은 정리 문장으로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작업은 단순히 블로그 글을 모아 붙이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쓴 글을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블로그의 하루 단위 기록을 책의 장 단위 흐름으로 다시 배열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2. 먼저 목차를 다시 본다
전자책으로 묶을 때 가장 먼저 볼 것은 개별 문장이 아니라 목차입니다. 지금 연재 목차는 AI Agent 이해하기, 나의 세팅기, 교육전문직 업무경감 실험, 학교 적용, 연구와 강의 확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블로그 연재로도 괜찮은 구조이지만, 책으로 만들면 독자의 이동 경로를 조금 더 분명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부는 “AI Agent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2부는 “내 컴퓨터와 Telegram으로 실제 사용 환경 만들기”, 3부는 “교육전문직 업무에 적용해 보기”, 4부는 “학교와 연수로 확장하기”, 5부는 “연구와 출판으로 남기기”처럼 다시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제목을 조금만 바꾸어도 독자는 이 책이 어디로 가는지 더 쉽게 따라옵니다.
Hermes Agent에게도 이 작업을 맡길 수 있습니다. “현재 목차를 전자책용 5부 구성으로 다시 정리해 줘. 중복되는 글은 합치고, 흐름이 끊기는 지점은 이동해 줘.”라고 요청하면 초벌 구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어떤 글을 앞에 둘지, 어떤 경험을 강조할지는 글을 쓴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3. 폴더 구조가 원고 관리의 기준이 된다
이번 연재를 운영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폴더를 나누어 둔 점이었습니다. 초안, 발행완료, 전자책원고, 자료 폴더가 따로 있으니 Agent에게 일을 시킬 때도 지시가 명확해졌습니다. “01_초안에서 준비된 글을 읽고, 전자책용으로 다듬은 원고는 03_전자책원고에 저장해 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없으면 전자책 작업은 금방 헷갈립니다. 어떤 글이 발행되었는지, 어떤 글이 아직 대기 중인지, 어떤 이미지가 어느 글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듭니다. 특히 Word 파일과 이미지 파일이 함께 쌓이면 파일명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나중에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묶을 계획이 있다면 처음부터 거창한 편집 프로그램을 열기보다 폴더와 파일명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번호, 제목, 파일 형식을 맞추어 두면 AI Agent가 읽고 정리하기도 좋습니다. 사람에게도 좋고, Agent에게도 좋은 구조가 됩니다.
4. 각 글을 ‘장 원고’로 다시 다듬는다
블로그 글을 전자책 장으로 바꿀 때는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앞뒤 연결입니다. 둘째, 반복 설명입니다. 셋째, 사례의 밀도입니다. 블로그에서는 한 편 안에서 친절하게 다시 설명한 부분이 책에서는 앞 장과 겹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줄이거나 다른 사례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ChatGPT와 AI Agent의 차이를 설명한 글, Hermes Agent 설치 글, Telegram 사용 글은 서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습니다. 전자책에서는 각각을 독립된 글로 두기보다 “대화형 AI에서 실행형 AI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큰 줄기로 묶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독자는 도구 소개를 넘어 왜 이런 사용 방식이 필요한지 이해하게 됩니다.
교육전문직 업무경감 관련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책자료 요약, 연수 기획, 공문·보고서, 설문, 회의록은 각각 다른 글이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이어져 있습니다. 전자책에서는 “자료를 읽고, 초안을 만들고, 검토하고, 공유하는 흐름”으로 다시 배열하면 더 읽기 쉽습니다.
5. 이미지와 표는 다시 고른다
블로그용 이미지는 글 한 편의 첫인상을 만드는 역할이 큽니다. 전자책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이미지는 장식보다 이해를 돕는 자료가 되어야 합니다. 대표 이미지를 모두 넣으면 책이 산만해질 수 있고, 본문 설명 이미지만 골라 넣으면 흐름이 더 단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 만든 이미지는 한글 텍스트가 정확히 보여야 해서 HTML/CSS로 만들고 Chrome headless로 캡처했습니다. 이 방식은 전자책에도 유리합니다. 원본 HTML이 남아 있으면 제목이나 문구를 조금 바꾸어 다시 캡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생성 모델에 한글 문장을 맡기지 않아도 되니 오탈자 걱정도 줄어듭니다.
표도 전자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Agent에게 맡길 일 / 사람이 확인할 일 / 주의할 점” 같은 표는 여러 장에서 반복해서 쓸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문장으로 풀어 썼던 내용을 전자책에서는 표로 바꾸면 독자가 다시 찾아보기 쉽습니다.
6. 전자책 초안은 한 번에 완성하지 않는다
전자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 처음부터 완성본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초안을 여러 단계로 나누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는 블로그 글을 모두 모아 순서대로 붙이는 것입니다. 2단계는 목차에 맞게 장을 옮기고 중복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문장을 다듬고 사례를 보강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이미지와 표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AI Agent는 이 단계별 작업에 잘 맞습니다. 한 번에 “전자책을 완성해 줘”라고 맡기기보다 “1부의 글 5편을 읽고 중복되는 설명을 표시해 줘”, “이 장의 마지막 문장을 다음 장과 자연스럽게 이어 줘”, “교육전문직 독자에게 더 맞는 예시를 제안해 줘”처럼 작게 나누면 결과가 더 안정적입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합니다. 이 책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어느 정도 깊이로 설명할지, 개인 경험을 어디까지 드러낼지 정해야 합니다. AI Agent는 편집 조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책의 목소리는 결국 글쓴이가 결정해야 합니다.
7. 블로그 연재는 전자책의 현장 메모가 된다
전자책을 염두에 두고 보니 블로그 연재가 다르게 보입니다. 매일의 글은 완성된 책의 한 장이라기보다 현장 메모에 가깝습니다. 그날 실제로 생각한 것, Hermes Agent를 쓰며 막힌 점, 교육현장 업무와 연결해 본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기록은 나중에 책을 만들 때 가장 생생한 재료가 됩니다.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하면 문장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블로그에만 머무르면 좋은 경험이 흩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블로그로 가볍게 쓰고, 일정 분량이 쌓이면 전자책으로 다시 정리하는 방식이 교육 현장 경험을 남기기에 적당하다고 느낍니다.
AI Agent를 쓰는 과정도 이와 닮았습니다. 한 번의 거창한 자동화보다 작은 반복을 꾸준히 남기는 것이 더 오래 갑니다. 매일 원고를 준비하고, 파일을 정리하고, 링크를 기록하는 일이 쌓이면 어느 순간 책의 뼈대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AI Agent 활용기를 전자책으로 묶는 일은 단순한 편집 작업이 아닙니다. 내가 어떤 문제의식으로 이 도구를 쓰기 시작했는지, 교육전문직 업무와 학교 현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블로그 글을 모으는 일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경험을 구조화하는 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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