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Windows 노트북을 개인 AI 서버처럼 쓰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그 노트북 안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Hermes Agent의 설치와 기본 구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설치 글이라고 하면 보통 명령어가 길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써 보면서 더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을 어디에 설치하느냐”보다 “어떤 구성 요소가 서로 연결되어 일 하나가 완성되느냐”였습니다. 교육전문직 업무에 적용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능 목록을 외우는 것보다, 요청이 들어와서 자료를 읽고 결과물을 남기기까지의 흐름을 이해하는 편이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1. Hermes Agent는 채팅창 하나가 아니라 작업 실행 환경이었다

처음에는 Hermes Agent도 ChatGPT처럼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터미널에서 hermes를 실행하면 대화창이 열리고, 질문을 입력하면 답을 줍니다. 그런데 몇 번 써 보면 성격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Hermes Agent는 대화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제 컴퓨터의 파일을 읽고, 필요한 명령을 실행하고, 브라우저나 Google Workspace 같은 외부 도구와 연결될 수 있는 작업 실행 환경에 가깝습니다. 제가 “다음 블로그 글을 준비해줘”라고 말하면 단순히 글만 답하는 것이 아니라, 폴더를 확인하고, Markdown 파일을 만들고, Word 파일과 이미지를 생성하고, Drive에 업로드하는 흐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설치의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프로그램 하나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제 작업 공간 안에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업무실을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2. 설치보다 먼저 정한 것은 ‘어디에서 일하게 할 것인가’였다

저는 Hermes Agent를 Windows 노트북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료, 블로그 원고, 다운로드한 파일, 브라우저 로그인 환경이 이미 그 노트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별도 서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실제 자료가 있는 곳 가까이에 Agent를 두는 편이 시작하기 쉬웠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작업 위치였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작업은 C:\Users\User\Desktop\블로그\AI Agent 아래에 두고, 초안·발행완료·전자책원고·자료 폴더를 나누었습니다. Hermes Agent에게 일을 맡길 때 “이 폴더를 기준으로 확인해줘”라고 말할 수 있으니 결과물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교육현장 업무에 적용한다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수 기획 폴더, 회의자료 폴더, 정책자료 요약 폴더처럼 Agent가 접근할 작업장을 먼저 정해 두는 것입니다. 설치 명령어보다 이런 작업장 설계가 실제 활용에서는 더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3. 기본 구조는 CLI, 설정, 도구, 기술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Hermes Agent를 이해할 때 저는 네 가지 층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첫째는 CLI입니다. 터미널에서 직접 Hermes와 대화하는 기본 입구입니다. hermes, hermes chat, hermes setup, hermes doctor 같은 명령으로 실행, 설정, 점검을 합니다. 처음 문제가 생겼을 때도 이 CLI가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둘째는 설정입니다. 어떤 모델을 쓸지, 어떤 제공자 API를 연결할지, 어떤 도구를 켤지, Gateway를 어떻게 실행할지 같은 정보가 들어갑니다. 설정은 한 번에 완벽하게 끝내기보다, 실제 쓰면서 조금씩 다듬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셋째는 도구입니다. 파일 읽기와 쓰기, 터미널 실행, 브라우저 조작, Google Drive 업로드 같은 기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AI Agent가 챗봇을 넘어서는 지점도 이 도구 사용에서 나옵니다.

 

넷째는 기술입니다. Hermes에서는 반복되는 작업 절차를 skill로 저장해 둘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블로그 준비 작업도 “목차 확인 → 초안 작성 → 이미지 생성 → Drive 업로드 → 링크 보고”라는 절차가 쌓여서 매일 반복 가능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4. Telegram 연결은 사용 방식을 크게 바꾸었다

CLI만으로도 Hermes Agent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제 사용 방식이 확 바뀐 시점은 Telegram 연결 이후였습니다. 터미널 앞에 앉아 있을 때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보내도 노트북의 Agent가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구조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제가 Telegram 방에 요청을 남기면 Gateway가 그 메시지를 Hermes Agent로 전달합니다. Agent는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 로컬 파일을 읽거나 이미지를 만들고, 결과를 다시 Telegram 방으로 보고합니다. 겉으로는 대화방 하나처럼 보이지만, 안쪽에서는 메시지 플랫폼, Agent 실행 환경, 로컬 파일 시스템, Google Drive가 이어져 있습니다.

 

이 구조는 교육전문직 업무에도 잘 맞습니다. 이동 중 떠오른 연수 아이디어를 남기거나, 회의가 끝난 뒤 정리 요청을 보내거나, 다음 날 아침 브리핑을 예약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명령을 입력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활용감이 달라졌습니다.

 

5. 처음부터 모든 권한을 열어 두지는 않았다

Agent가 여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편리하지만, 동시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파일을 읽고, Drive에 업로드하고, 메일이나 캘린더와 연결할 수 있다면 권한의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저는 되돌리기 어려운 일은 자동화하지 않는 쪽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티스토리 글도 초안과 이미지를 준비하는 것까지만 Agent가 맡고, 실제 수정 후 발행은 제가 직접 합니다. Google Drive에 파일을 올릴 때도 공개 공유 설정은 바꾸지 않고, 제 계정 기준 링크만 확인합니다.

 

학교 업무에 적용할 때는 이 원칙이 더 중요합니다. 학생 개인정보, 인사 관련 자료, 민감한 공문처럼 조심해야 할 정보는 AI Agent에게 맡길 범위와 방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할 수 있다”와 “맡겨도 된다”는 다른 문제였습니다.

 

6. 설치 후에는 점검 명령과 로그 보는 습관이 필요했다

Hermes Agent를 계속 쓰다 보니 설치 자체보다 운영 점검이 더 자주 필요했습니다. 모델 연결이 잘 되는지, Google 인증이 살아 있는지, Gateway가 실행 중인지, 예약 작업이 제대로 돌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이때 hermes doctor, hermes status, Gateway 상태 확인, Google OAuth 인증 확인 같은 점검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대개 “Agent가 똑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토큰이 만료되었거나, 경로가 잘못되었거나, 노트북이 잠들었거나, 특정 도구 권한이 빠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쓰는 시스템도 비슷합니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로그인, 권한, 저장 위치, 백업을 확인해야 안정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AI Agent도 결국 하나의 업무 시스템으로 보아야 했습니다.

 

7. 구조를 이해하니 자동화 아이디어가 더 현실적으로 보였다

Hermes Agent의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나니 “AI가 무엇이든 해준다”는 막연한 기대보다, 어떤 일을 맡기면 좋은지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자료 위치가 정해져 있고, 결과 형식이 분명하며,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는 일부터 자동화하기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글 준비, 회의자료 초안 정리, 연수 안내문 초안 작성, 자료 목록화, 반복 브리핑 같은 일은 구조가 잘 맞았습니다. 반대로 맥락 판단이 복잡하거나 민감한 정보가 섞인 일은 사람이 더 촘촘히 개입해야 했습니다.

 

저에게 Hermes Agent 설치는 기술을 하나 더 배운 일이기도 했지만, 업무를 단계로 나누어 보는 연습이기도 했습니다. 요청, 자료, 도구, 결과, 검토의 흐름을 나누어 보면 교육현장 업무경감의 가능성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처음부터 서버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Windows 노트북에서 Hermes Agent를 실행해 보고, Telegram으로 말을 걸어 보면서 “이 정도면 내 개인 업무 보조 서버처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버라고 하면 대단한 장비나 복잡한 네트워크 설정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해 보니 출발점은 훨씬 소박했습니다. 노트북 한 대가 꺼지지 않고 켜져 있고, 필요한 폴더를 읽을 수 있고, Telegram으로 요청을 받을 수 있으면 꽤 많은 일이 가능했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기술 설명서보다는 사용 경험에 가깝게 정리해 보려 합니다.

 

1. 왜 굳이 노트북을 계속 켜 두게 되었나

ChatGPT를 웹에서만 쓸 때는 제가 접속해야 일이 시작됩니다. 브라우저를 열고, 자료를 붙여넣고, 답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AI Agent를 쓰기 시작하니 흐름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정해진 시간에 자료를 확인하고, 초안을 만들고, 결과를 남겨 둘 수 있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블로그 초안을 준비하거나, 아침에 확인할 브리핑을 만들어 두는 일은 “내가 컴퓨터 앞에 있을 때만” 하면 장점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노트북을 개인 서버처럼 켜 두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필요해졌습니다. 거창한 자동화보다, 작은 반복을 놓치지 않게 하는 장치에 가까웠습니다.

 

2. Windows 환경이 생각보다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개발자라면 Linux 서버를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쓰는 컴퓨터는 대부분 Windows입니다. 저도 업무 문서, 한글 파일, Word 파일, 다운로드 폴더, 브라우저 로그인 환경이 모두 Windows 노트북 안에 있었습니다.

 

이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AI Agent가 제가 실제로 일하는 폴더 구조 가까이에 있으니 자료 이동이 줄었습니다. `Desktop`, `Downloads`, 블로그 원고 폴더처럼 제가 매일 쓰는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 서버로 옮겨 놓은 자료가 아니라, 손이 닿는 작업 공간 안에서 Agent가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Windows는 서버 운영에 최적화된 환경은 아닙니다. 업데이트 후 재부팅, 절전 모드, 경로 인코딩, 백그라운드 실행 같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도 실제 업무 맥락에서는 “가장 익숙한 장비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컸습니다.

 

3. Telegram은 원격 리모컨 역할을 했다

노트북을 개인 AI 서버처럼 쓰려면, 꼭 그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요청을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Telegram이 리모컨 역할을 했습니다.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보내면 Hermes Agent가 노트북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결과를 다시 대화방으로 알려주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교육전문직 업무 흐름과도 잘 맞았습니다. 이동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남기거나, 회의 후 정리할 내용을 짧게 지시하거나, 퇴근 후 다음 날 확인할 자료를 미리 준비시키는 식입니다. 사람에게 업무를 부탁하듯 장문의 명령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 폴더 기준으로 다음 글 준비해줘”처럼 맥락을 주고 맡기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주제별 Telegram 방을 나누면 효과가 더 좋아졌습니다. 블로그 원고방, 연구 아이디어방, 업무 브리핑방처럼 공간을 나누면 Agent도 어떤 맥락의 요청인지 더 분명하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4. 폴더 구조를 정해 두니 일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AI Agent에게 일을 시킬 때 의외로 중요한 것은 폴더입니다. 어디에 초안을 저장할지, 발행 완료 파일은 어디로 옮길지, 이미지와 HTML 자료는 어디에 둘지 정해져 있으면 결과물이 훨씬 안정됩니다.

 

제가 쓰는 블로그 폴더도 단순하게 나누었습니다. `01_초안`, `02_발행완료`, `03_전자책원고`, `99_자료`처럼 단계와 성격을 기준으로 구분했습니다. 이렇게 해 두면 Agent에게 “다음 글을 준비해줘”라고 했을 때 확인해야 할 위치가 분명해집니다.

 

교육현장 업무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연수자료, 회의자료, 공문 초안, 설문 결과 폴더를 정리해 두면 Agent가 자료를 찾고 가공하기 쉬워집니다. 결국 자동화의 출발은 멋진 명령어가 아니라, 사람이 보아도 이해되는 작업장 정리였습니다.

 

5. 계속 켜 두는 장비에는 운영 습관이 필요했다

노트북을 서버처럼 쓰려면 몇 가지 습관이 필요했습니다. 전원 설정에서 절전 모드를 조정하고, 재부팅 후 다시 실행되는지 확인하고, 작업 로그를 가끔 들여다보는 식입니다. 화려한 기능보다 이런 기본 관리가 더 중요했습니다.

 

저는 특히 세 가지를 신경 썼습니다.

 

• 노트북이 갑자기 잠들지 않도록 전원 설정 확인(모니터를 닫아도 작동되는 클렘쉘 모드 설정)

• Hermes Agent가 실행 중인지 주기적으로 확인

• 작업 결과가 로컬 폴더와 Google Drive에 제대로 남았는지 확인

 

이 과정은 학교나 교육청의 업무 시스템 운영과도 닮아 있습니다. 좋은 시스템은 한 번 설치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작은 점검 루틴이 있어야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AI Agent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 보안은 ‘편리함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개인 AI 서버처럼 쓰기 시작하면 편리해지는 만큼 조심할 부분도 생깁니다. Agent가 파일을 읽고, Google Drive에 업로드하고, 메일이나 캘린더와 연결될 수 있다면 권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자동 발행이나 외부 공유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행동은 사람이 확인하도록 남겨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은 초안과 이미지만 준비하고, 티스토리에 수정 후 실제로 올리는 일은 제가 직접 합니다. Google Drive 파일도 업로드만 하고 공개 공유 설정은 바꾸지 않는 식입니다.

 

이 선을 정해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Agent는 반복 준비를 도와주고, 최종 공개와 판단은 사람이 맡습니다. 교육현장에 적용할 때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정보, 민감한 문서, 외부 발송이 필요한 업무는 자동화 범위를 매우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7. 개인 서버화의 진짜 장점은 ‘업무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있었다

Windows 노트북을 개인 AI 서버처럼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속도보다 대기 시간이었습니다. 일을 하다가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고 미뤄 두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요청을 남겨 두면 Agent가 초안을 만들어 놓고, 저는 나중에 검토와 판단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전문직 업무에는 이런 대기 시간이 많습니다. 자료를 모아야 하고, 회의 후 정리해야 하고, 다음 일정에 맞춰 초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AI Agent가 이 앞단을 조금씩 맡아 주면, 사람은 내용의 방향과 의미를 보는 데 시간을 더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 AI 서버를 대단한 기술 프로젝트라기보다, 내 업무 흐름 옆에 작은 준비실을 하나 만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준비실이 밤에도, 이동 중에도, 정해진 시간에도 조용히 초안을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AI Agent를 ‘말 잘 듣는 챗봇’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 동안 Telegram에서 Hermes Agent를 실제 업무에 붙여 써보니, 관점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오는 수행 주체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교육공학을 공부할 때 자주 다루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목표, 과제, 피드백, 평가, 맥락 같은 것들입니다. 신기하게도 AI Agent를 오래 쓸수록 이 단어들이 다시 살아납니다.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체감한 장면을 중심으로, AI Agent를 교육공학 언어로 풀어보려 합니다.

 

1. ‘정답 생성’보다 ‘과제 수행’으로 보는 게 맞다

ChatGPT를 쓸 때는 보통 질문-응답 한 번으로 끝납니다. 반면 Agent는 “이 자료 읽고, 필요한 형식으로 정리해서, 다음 회의 전에 공유해줘”처럼 과제 단위로 요청하게 됩니다.

 

제가 체감한 차이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교육공학 관점으로 보면, Agent는 단순 콘텐츠 생성기가 아니라 수행 과제를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실행 도구입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예쁘게 쓰는 것보다, 과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완료 기준을 어떻게 주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2. 도구 연결은 ‘학습자료 제시’가 아니라 ‘작업환경 설계’에 가깝다

현장에서 자료는 늘 여러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메신저, 드라이브, 문서 폴더, 캘린더가 따로 놀면 사람이 계속 옮겨 다녀야 합니다. Agent에 도구를 붙이면 이 이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육공학에서 매체 선정이 학습 효과를 바꾸듯, Agent에서도 어떤 도구를 연결하느냐가 결과 품질을 바꿉니다. 같은 요청이라도 파일 접근 권한이 있느냐, 일정 API를 붙였느냐에 따라 산출물이 달라집니다. 결국 “모델이 똑똑한가”보다 “작업환경을 어떻게 설계했는가”가 먼저였습니다.

 

3. 기억 기능은 개인화된 ‘맥락 유지 장치’로 작동한다

업무를 하다 보면 매번 배경을 다시 설명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듭니다. 저는 교육청 문서 톤, 자주 쓰는 보고 형식, 대상 독자 수준을 Agent에 반복해서 알려줬고, 이후부터는 설명량이 확 줄었습니다.

 

이 지점은 교육공학의 ‘학습자 모델’과 닮아 있습니다. 맥락이 축적되면 상호작용 비용이 줄고, 결과가 안정됩니다. 물론 잘못 저장된 맥락은 오히려 오류를 키우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갱신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4. 좋은 결과는 프롬프트보다 ‘피드백 루프’에서 나온다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대신 저는 작은 단위로 확인하고 고치는 루프를 돌렸습니다. 

 

- 1차: 구조 확인(목차, 분량, 독자 수준)

- 2차: 내용 정확성 확인(사실, 용어, 맥락)

- 3차: 현장 적용성 확인(바로 쓸 수 있는가)

 

이 과정은 수업설계의 형성평가와 거의 같습니다. Agent 활용도 결국 설계-실행-피드백의 반복입니다. 한 번에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빨리 점검하고 수정하는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갑니다.

 

5. 교육전문직 업무경감은 ‘대체’보다 ‘전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AI Agent를 쓰면 일이 사라진다기보다, 사람이 써야 할 인지 에너지가 이동합니다. 반복 정리, 초안 작성, 형식 맞춤 같은 일은 줄어들고, 판단·조정·최종 책임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이 변화가 특히 교육전문직에게 의미 있다고 봅니다.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문서를 조율하고, 일정과 정책 맥락을 맞추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Agent는 그 앞단의 반복 업무를 줄여 주는 쪽에서 가장 효과가 컸습니다.

 

6. 결국 필요한 역량은 ‘AI 사용법’보다 ‘업무 설계력’이다

현장에서 느낀 결론은 단순합니다. Agent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능력보다, 업무를 구조화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입력 자료를 정리하고, 중간 점검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교육공학이 오래 다뤄 온 설계 역량이 여기서 다시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저는 AI Agent를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교육공학적 사고를 실무에서 재확인하게 해 주는 도구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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